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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고딩엄빠 - 노운서
작성일 : 2022-08-15     조회 : 208



                                 어쩌다 고딩엄빠

 

 

 

 

요즘 한 종편 TV 프로그램인 고딩엄빠가 이슈다. 고딩은 고등학생의 은어이고 엄빠는 엄마 아빠의 줄임어이다. 그러니까 고딩엄빠는 고등학생이 연애하다 임신을 하고 졸지에 엄마 아빠가 되어 버린 신종어이다.

이 프로그램에는 고딩엄빠 들이 직접 출연, 이성 교제부터 임신과 출산, 양육과정 등 자신들의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밝힌다. 이는 기성세대들이 예측 할 수 없는 일이며 알았더라도 다가가는 법을 몰라 쉬쉬, 수수방관 할 일일 텐데 10대들의 성의식을 이슈화 한 점이 주목할 만하다.

이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은 잘못된 성문화를 미화한다는 관점과 아동·청소년들의 모방 우려가 있다는 시각이 있는 반면 성에 대한 경각심을 깨닫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그들의 삶을 조명해 보는 일은 그들에게 쏟아지는 기성세대들의 걱정 어린 눈을 긍정적으로 변화 시키고 그들의 문제와 도움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 할 단초를 찾을 수 있는 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조선 시대에 명나라 사대(事大) 일환인 조공(朝貢)으로부터 어린 딸을 지키고 보호하기 위해서 10살 여아의 결혼을 서두르는 변화가 있었다. 그 당시 이러한 부모의 조치에 대해 수근 대는 사람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이국 땅 명나라에 딸을 바쳐야하는 사회구조가 문제였음을 만천하가 아는 일이었으니 말이다.

이런 관점으로 고딩엄빠를 조명해보는 것은 인간이 사회의 영향을 받는 존재라는 점에서 인간행동의 기원(基源)을 헤아릴 타당함이 된다. 그들은 어쩌다 고딩엄빠가 되었을까? 최첨단 문명시대 고딩엄빠가 출현한 사회구조 요인을 살펴보자.

현대 사회는 초고속 변화에 초경쟁 사회로서 청소년들의 스트레스가 심하다. 현 입시제도의 숨막힘도 문제지만 이들의 스트레스를 해소할 출구인 건전한 놀이 문화가 전무하다는 점이 더 큰 문제이다. 그런데 이 MZ 세대들은 자유분방한 개성이 특징이라 누가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중요하지 않다. 내 생각이 옳다하면 과감히 실천에 옮기는 세대이다. 이런 세대에게 밥상머리교육 부재와 사춘기 자녀성장을 위한 대화의 부재가 문제인 것이다. 또한 널부러져 있는 인터넷의 열린 창에 쾌락을 위한 선정적 영상이 도처에 깔려 있어 청소년들의 말초신경을 자극 한다. 이러한 복합적 사회구조에 흔들려 불안한 일부 학생들은 자유연애의 즐거움에 빠지기 십상이다. 새 생명에 대한 책임의 한계선을 넘고 마침내 불완전한 길로 들어서게 된 그들.

가장 큰 문제는 그 들이 부모로서 준비 되지 못한 상태에서 부모가 되었다는 것이다. 문제적 선택은 또 다른 문제를 낳게 되는 악순환의 고리가 된다. 미성숙한 부모들의 양육태도는 영유아들에게 발달심리적 문제를 야기, 후일 성인기의 인격적 정신적 문제로 남아 사회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프로그램에 출연한 일부 고딩아빠들이 출산한 아내를 폭행 한 후 사라져 버리는 배신행위에 상처 받은 고딩엄마는 기쁨으로 새 생명을 돌보지 못한다. 결국 아이와 강제 분리되는 우울증으로 고통스러운 삶을 산다. 어디 고딩엄마만 슬프겠는가? 힘없는 아기는 차마 못 당할 일을 겪는다. 이 어린 아이의 뇌에 불안과 불신이 각인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고딩엄빠들의 경제적 빈곤은 양육비 소송으로 이어지며 진흙탕 길이다.

그렇지만 어떤 고딩엄빠들은 부부가 어려움을 극복하고 아이들을 잘 키우고 있었다. 그 성공한 가정을 들여다보니 해결의 실마리가 보였다.

첫째는 고딩엄빠들의 양가 부모가 그들의 선택에 대해서 신뢰하고 응원하며 지지 해 주었다는 것이다. 양가 부모의 도움이 고딩엄빠들의 버팀목이었다. 둘째는 고딩아빠의 인격이었다. 그 어린 고딩 아빠는 매사에 부드러운 말과 긍정적인 말 즉 사람의 마음을 살리는 말을 자기 아내와 자식 그리고 부모에게 했다. 어리지만 그렇게 친절하고 부드러운 사랑의 말을 지닌 채, 성실히 일하는 고딩 아빠의 조력적 태도에 고딩엄마는 모성이 샘솟아 아이들을 잘 키웠다.

이들의 성공 사례는 현사회의 통념상 고딩엄빠는 학생이라는 신분에서 벗어난 행동이지만 학업 중단의 문제 외에는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대학진학이 중단되었으나 그들은 적당한 일자리를 찾아 경제활동을 하며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고딩엄빠들은 부족한 사회관계기술과 자기절제 부족으로 우울함과 분노 슬픔에 젖어있기 십상이다. 그리고 경제적 어려움이나 정신적 미숙함은 가정이 형성되기도 전에 관계맺음이 깨져 슬픈 단막극처럼 되고 말았다. 이들의 어려움을 사회가 방치해서는 안된다.

고딩엄빠, 그 부모들의 응원과 지지는 물론 국가와 사회적 차원에서 경제적 도움과 정신적 도움이 필요하다. 특히 임신한 고딩엄빠들에게 부모교육으로 미래를 대비케 해야 한다.

부모교육은 아이가 심리적 안정을 가지고 자랄 때 건강한 미래사회를 보장한다는 측면에서 필수적 교육과정이 되어야 한다. 선진 외국은 고등교육에 실제와 똑 같은 크기의 인형아이를 고등학교 남녀학생들의 복부에 매달아 임신체험을 하게 함으로서 양육의 어려움과 책임감을 스스로 체험 하게 한다. 늦었지만 예방차원에서 우리도 그런 부모교육과정을 고등교육에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 자유와 개성의 고딩엄빠, 좌충우돌의 혼란스런 그들에게 가정과 국가는 구체적이고도 실질적인, 물심양면의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고딩엄빠의 아픔과 새 생명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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