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 - 노운서 | |
작성일 : 2021-11-21 조회 : 376 | |
오징어 게임
BTS, 기생충에 이어 이번엔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를 달구고 있다. <오징어 게임>은 전 세계 190개국 방송국에 공개된 지 일주일 만에 넷플릭스 TV 드라마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이 드라마를 만든 황동혁 감독은 글로벌 플랫폼의 등장과 더욱 심화된 양극화의 사회가 작품의 밑거름이 되었다고 말해 세계인을 의식한 드라마 환경과 주제를 가늠할 수 있었다. 처음엔 <오징어 게임>이 스타크래프트와 같은 게임인 줄 알았는데 드라마였다. 지인의 간곡한 권유가 있어 시청한 바, 잔혹하고 무서워 심장을 담보하지 않고는 끝까지 볼 수 없었다. 필자는 우선 아동청소년들에게 미칠 교육적 영향력이 우려되었다. 아동이나 청소년들의 경우 오겜(오징어게임)의 돈 앞에서 무너지는 인간성과 잔인함에만 매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우려는 바로 현실로 나타났다. 오겜을 접한 유럽과 미국의 정신과 의사들은 청소년 후기까지 시청금지를 권유하고 있고 몇몇 학교 및 학부모들도 그 폭력성에 대한 경계령 주장이 강력하다. 드라마는 디지털 게임인 세계적 놀이의 틀에 세계적 현상인 경제양극화를 변주하여 불공정 사회의 비판적 메시지를 담고 있어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었다고 보여진다. 유명한 만큼 오겜이 주는 다양한 메시지를 몇 가지 짚어보고자 한다. 그 게임의 공간에는 디지털 게임 속의 케릭터들을 현실세계의 사람들로 대체시켜 게임에 참가시켜 놓고 게임의 패자는 총살이나 추락사라는 게임규칙을 적용하여 마치 디지털게임 속의 케릭터들처럼 일고(一考)의 존엄성도 없이 쓰러져 죽게 한다. 그야말로 디지털 게임의 한 장면이다. ‘시청자들이 잔혹한 오겜에 빠져 드는 이유는 디지털 게임과 유사한 드라마 장면속에 실제 사람이 죽어 나가니 더 스릴을 느껴서일까?’ 아니면 ‘벼랑 끝에 몰린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죽음의 게임에 참가하게 되는 과정이 시청자 자신들의 삶과 닮아 있기 때문일까?’ 게임의 참가자들은 벼랑 끝에 몰린 사람들로 한 방에 인생을 만회해 보겠다는 근시안적인 생각을 가진 자들로 치부된다. 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좋은 관계를 맺으며 살고 싶은 가족들과 함께 하지 못하는 현실을 도피해 온 사람들도 있다. 한 소녀는 아버지의 추악함을 토로하며 미련없이 깐부에게 삶을 양보한다. 가족과 좋은 관계를 맺으며 살수 없는 삶은 곧 죽음이라는 선택적 함묵이다. 좋은 가족관계는 살 것인가, 말 것인가를 결정짓는 동인(動因)임을 보여주고 있으며, 삶은 따뜻한 가족이 뿌리가 되어 줄 때 살 만한 것임을 드라마는 말해준다. 드라마 9회에서 게임에 참가했던 유일한 최고령 노인 오일남은 이 게임을 실제로 설계하고 현실로 만든 장본인이다. 드라마의 결말은 어머니 치료비를 위해 게임에 참가하여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성기훈(이정재 분)이 455명의 목숨 값인 456억을 쥐고 참담한 심정으로 오일남을 찾아간다. 왜 이렇게 잔인한 짓을 했냐고 오열하듯 묻자 그는 꺼져가는 목소리로 대답한다. “돈이 많아도 늙으면 재미있는 것이 없어, 그런데 어릴 때는 뭘 해도 재미가 있었거든 그래서 어릴 때 했던 게임에 내가 직접 참가해서 그 재미를 느끼고 싶었던 거야” 라고. 여기서 우리 민족 고유의 놀이인 딱지치기, 구슬치기, 달고나 등이 게임에 등장하게 된 배경의 미스터리가 노인의 어린 시절 놀이였음으로 풀린다. 또한 오일남의 정신적 성장은 어릴 적의 즐거웠던 시절에서 멈추었음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힘 있는 자의 정신적 성장의 멈춤이 사회를 아프게 한다. 결국 오일남은 돈의 힘으로 재미를 사고자 그 많은 사람의 목숨을 담보한 정신 파탄자 놀이를 어린아이 처럼 탐닉한 것이다. 돈의 힘으로 사회약자들에게 손 내밀 수 있을 때 게임의 재미와는 비교할 수 없는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음을 모르는 무지한 사람. 사람의 생명은 존엄하며 그 존엄을 지키기 위해 자신과 타인과 사회를 위해 어떠한 삶을 추구해야 하는지 끊임없이 질문하고 생각하는 인문학이 없다는 것은 가장 무서운 범죄를 저지를 수 있음을 드라마는 말하고 있다. 인문학이 없는 부자는 오일남이나 네로 황제처럼 극악한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 그러므로 오겜은 디지털시대 디지털 게임 놀이 밖에 할 수 없는 아동청소년에게 인문학교육이 더욱 절실하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문명의 진화와 자본주의가 빚어내는 삶의 양태, 그에 따른 인간성의 변화는 어떠한가? 결국 경제의 양극화 심화에 따른 인간성의 변화는 게임 속의 케릭터들처럼 오직 상대를 죽이고 이겨야 하는 극악한 심성을 닮아 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드라마를 통해 자본주의의 불평등 사회구조에 대한 성찰과 개선의 노력이 없다면 게임보다 더한 지옥 같은 사회가 될 수도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를 우리는 간과해서는 안 된다. 주인공인 성기훈이 마지막 승자의 자리를 차지하게 된 비결은 오일남이라는 사회적 약자에게 한결같이 손을 내밀었던 따뜻한 인간미의 소유자였기에 가능했고 피나는 노력과 운도 따랐음을 드라마는 전한다. 오징어 게임 드라마에는 게임의 원리와 자본주의의 원리, 삶의 원리가 융합해 우리의 삶에 던지는 질문이 있다. 인간은 무엇으로 살아야 하는가? • 무등일보 신춘문예, 동화 당선(2009) • 도깨비와 무지개떡, 황금갈매기, 노마의 진짜 꿈(2011, 동화 출간) • 컴퓨터 속으로 들어간 도깨비(2013, 동화 출간) • 이세돌이 이겼다(2018, 초등학생용 동시집 출간) • 와! 엄마다(2019, 누리과정 생활주제별 동시집 출간) • 전) 연세어린이집 원장 • 전) 광주보건대학교 유아교육과 겸임교수 • 전) 조선대학교 사범대학 교육학과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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